ㅤ신은 스스로 태어나기를 결정했다.
ㅤ그가 만들어낸 인간은 신의 귀속을 받아 태어남을 당하고 죽음을 당한다. 신은 이를 통해 인간과 신의 완벽한 위계를 만들어냈다. 인간이 신이 될 수 없는 이유는 단 한 가지에 있다. 출생과 사망의 주체가 될 수 없다는 부조리.
ㅤ그 언젠가 신이 죽음을 결정한다면 인간은 신의 결정에 그저 수긍할 수밖에 없으리라. 그는 즐겁게 죽으러 갈 것이고. 인간은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삶과 죽음을 반복하고 반복하고 또 반복하고.
ㅤ그렇게 신으로부터 잊혀져 신의 부름을 받기를 영원히 기다릴 것이다.
ㅤ이것이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영원이라는 개념이다. 부조리와 무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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