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우24 이도우,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ㅤ네 사랑이 무사하기를. ㅤ내 사랑도 무사하니까. ㅤ세상의 모든 사랑이 무사하기를. p.553 2021. 8. 19. 이도우,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ㅤ내 사랑은 발끝으로 살금살금 걸어 ㅤ내 庭園으로 들어왔네. 허락하지 않아도. p.513 2021. 8. 19. 이도우,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ㅤ"당신 말이 맞아. 나, 그렇게 대단한 놈 아니고··· 내가 한 여자의 쓸쓸함을 모조리 구원할 수 있다고 착각하지 않아. 내가 옆에 있어도 당신은 외로울 수 있고, 우울할 수도 있을 거예요. 사는데 사랑이 전부는 아닐 테니까. 그런데···." ㅤ진솔은 눈물이 그렁한 채 건의 품에 얼굴을 묻고 듣고 있었다. ㅤ"그날 빈소에서, 나 나쁜 놈이었어요. 내내 당신만 생각났어. 할아버지 앞에서 공진솔 보고 싶단 생각만 했어요. 뛰쳐나와서 당신 보러 가고 싶었는데··· 정신 차려라, 꾹 참고 있었는데···." ㅤ그의 속삭이는 뜨거운 입술이 그녀의 머리와 이마에 닿아 스쳐 갔다. ㅤ"갑자기 당신이 문 앞에 서 있었어요. 그럴 땐, 미치겠어. 꼭 사랑이 전부 같잖아." ㅤ진솔은 차라리 젖은 눈을 감아버렸다. 2021. 8. 19. 이도우,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ㅤ나지막하게 한숨을 쉬고 진솔은 벽 쪽으로 돌아누웠다. 잠을 청하면서도 그의 목소리는 꿈결같이 귓가에서 맴돌고 있었다. 알아요? 나 사랑하는 게 힘들면 사랑하지 않아도 돼요. 도망가지만 말아요···. p.477 2021. 8. 19. 이도우,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ㅤ애리를 마주한 채 선우는 머뭇거리며 조용히 말했다. ㅤ"너 없이 어떻게 사냐. 너 데리러 오려고··· 병원에서 빨리 나왔다." ㅤ"난, 너 만난 게 십 년이 아니라 백 년은 된 거 같아. 뼈에서 사리가 나올 거 같다고! 그거 아니?" ㅤ"···이제 백 년으로? 앞으로 천 년은··· 더 붙어 있을 건데. 다음 생에도. 그 다음 생에도 너 만날 건데." ㅤ"싫어. 누구 마음대로." ㅤ선우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곤혹스럽고 막막한 표정으로, 한참 동안 시선을 떨어뜨린 채 꼼짝 않고 서 있었다. 그러고는 목발 하나를 땅에 내려놔버렸다. ㅤ"잘못했다. 내가 무릎 꿇고 빌까···?" ㅤ순간 애리는 화가 난 듯 선우를 따라 그의 발치에 앉더니 땅에 떨어진 목발을 손으로 집었다. ㅤ"바보 같은 짓 하지 마. 이래.. 2021. 8. 19. 이도우,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ㅤ"언제 돌아와요?" ㅤ"엿새만 지나면 비행기 타요. 하루하루가 지루하네." ㅤ그의 목소리에 그리움이 묻어 있었다. 건은 망설이더니 담담하게 고백했다. ㅤ"도망가지만 말아요, 내 인생에서." ㅤ그 말이 가슴에 사무쳐서, 진솔은 전화를 끊고도 휴대폰을 손에 꼭 쥐고 있었다. 통화를 끝낸 배터리의 열기가 손안에서 아직 따뜻했다. p.460 2021. 8. 19.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