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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소설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by 연정 2021. 10. 8.

ㅤ의무? 아들은 지금 그에게 의무가 무엇인지를 환기해 주려고 한다. 그에게 할 수 있는 최악의 말이었다! 까마귀를 품에 안고 있는 테레자의 이미지가 다시 눈앞에 떠올랐다. 그녀는 전날 경찰이 바에 와서 그녀를 괴롭혔다는 말을 했다. 그녀의 손이 다시 떨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녀는 늙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로지 그녀만이 중요했다. 여섯 우연의 소산인 그녀, 외과 과장의 좌골신경통에서 태어난 꽃 한 송이, 모든 “es muss sein!”의 피안(彼岸)에 있던 그녀, 유일하게 그가 진정으로 애착을 갖는 그녀.

p.35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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