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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소설

이도우,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by 연정 2021. 8. 19.

ㅤ"차라리 애정이 확 식어버리면 속 편할 텐데. 아직은 미련이 남는단 말야···. 확실하게 미워져야 세이 굿바이를 할 텐데."
ㅤ진솔은 여전히 엎드린 채 멍하니 창밖을 내다보며 중얼거렸다.
ㅤ"미워지지 않아도··· 굿바이 할 할 수 있어."
ㅤ가람은 기계에 매달려 듣고 있지 않았다. 진솔은 방금 내뱉은 자신의 말을 곱씹었다. 과연 그럴까? 미워지지 않아도 이별을 고할 수 있을까? 저녁 햇살이 들어오는 유리창에 그녀의 모습이 투명하게 어른거렸다. 왜 이다지도 마음은 아픈데 그가 미워지지는 않는 건지. 한참이나 그러고 있더니 진솔은 다시 중얼거렸다.
ㅤ"···할 수 있어."

p.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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