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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버

거미여인의 키스12

마누엘 푸익, 거미여인의 키스 청년은 야외로 나와 나무와 구름을 그린다. 하녀가 뜨거운 커피와 도너츠를 갖고 숲으로 온다. 하녀는 작은 이젤 위에 걸린 그림을 우연히 쳐다본다. 흉터 있는 청년이 깜짝 놀란다. 하녀가 그 그림을 보고 뭐라고 말했더라? 청년은 어떻게 하녀가 고상하고 순수한 마음씨를 지닌 여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더라? 가끔씩 말 한마디로 영원히 다른 사람을 정복하는데, 그런 말들이 뭘까? 하녀가 그 그림을 보고 한 말이 무엇이었지? 뭐라고 말했기에 청년은 하녀에 불과한 그녀에게 뭔가 색다른 것이 있다고 느꼈을까? 그녀가 한 말이 기억이 나면 좋겠는데, 뭐라고 했더라? 그 장면도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다. 하지만 그 다음에는 아주 중요한 장면이 나온다. 청년이 장님을 만난다. 장님은 자기의 눈이 조금씩 시력을 잃어가자, 자.. 2021. 9. 26.
마누엘 푸익, 거미여인의 키스 난 미성년자와 관계를 가졌기 때문에 8년 형을 언도 받았다. 하지만 엄마는 날 무서운 눈으로 쳐다본 적이 없다. 그러나 내 잘못으로 인해 엄마는 돌아가실지도 모른다. 그토록 고통을 받은 한 여인의 심장은 지칠 만도 하다. 날 너무 많이 용서해서 지친 걸까? 엄마는 그녀를 이해하지 못했던 남편 앞에서 온갖 수모를 겪고 나더니, 이제는 타락해 버린 아들 때문에 괴로워한다. 판사는 단 하루도 형량을 감해 주지 않았다. 그리고 엄마 앞에서 날더러 인간 쓰레기이며 더러운 게이라고 했다. 또한 그 어떤 미성년자도 날 가까이 해서는 안 된다면서 법정 최고형을 선고했다. 판사가 이 모든 것을 말한 후에도 엄마는 판사의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누가 죽은 것처럼 눈에 눈물을 가득 머금고 있었다. 하지만 고개.. 2021. 9. 26.
마누엘 푸익, 거미여인의 키스 그리고 나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말한다. 얼굴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왜 아름다운 얼굴을 보면 가까이에 두고 싶고, 어루만지고 싶으며, 키스도 하고 싶을까? 잘생긴 얼굴이란 코가 작아야 한다. 하지만 가끔은 큰 코도 매력적일 때가 있다. 그리고 눈은 커야 된다. 그러나 작은 눈도 미소를 띠고 있으면 상관없다. 작지만 다정한 눈이어야 한다······ 이마에서 시작된 흉터는 한쪽 눈썹을 거쳐 속눈썹을 지나면서, 코를 스쳐 반대편 뺨까지 깊숙이 새겨져 있다. 흉터가 새겨진 얼굴, 소름 끼치는 시선, 악의에 찬 눈빛. 그는 철학책을 읽고 있다. 하지만 내가 질문을 했다는 이유로 섬뜩한 시선을 던졌다. 남에게 못마땅한 시선을 던지는 건 얼마나 못된 짓인가! 하지만 못마땅하게 쳐다보는 것과 나에게 눈길조차.. 2021. 9. 26.
마누엘 푸익, 거미여인의 키스 거의 30년이 흘렀지만 그에 대한 사랑은 하나도 변하지 않는다. 약혼자와 이별하는 날 그녀는 이름을 새겨놓는다. p.140 2021. 9. 26.
마누엘 푸익, 거미여인의 키스 p.137-138 2021. 9. 26.
마누엘 푸익, 거미여인의 키스 ㅤ「사람이 정을 붙이지 않고는 살 수 없다는 것은 참 이상한 현상이야······ 그건······ 마치 우리의 정신이 쉴새없이 그런 감정을 분비해 내는 것 같아」 ㅤ「너도 그렇게 생각하니?」 ㅤ「······위에서 소화액이 나오는 것처럼 말이야」 ㅤ「그런 것 같아?」 ㅤ「그래. 그건 잘못 잠긴 수도꼭지 같아. 그러면 물방울들이 아무것에나 마구 떨어지지만, 그걸 멈추게 할 수는 없거든」 ㅤ「왜?」 ㅤ「나도 잘 모르겠지만······ 컵에 물이 가득 차면, 넘치는 법이니까 ㅤ「네 여자동료를 생각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구나」 ㅤ「하지만 그럴 수가 없어······ 난 그녀의 것이라면 무엇이든 애착이 가거든」 ㅤ「그게 뭔지 조금 말해 봐」 ㅤ「뭐라고 말할까······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녀를 꼭 안아 볼 수만 있다.. 2021. 9.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