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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소설

한강, 채식주의자

by 연정 2021. 8. 7.

ㅤ나는 이제 동물이 아니야 언니.
ㅤ중대한 비밀을 털어놓는 듯, 아무도 없는 병실을 살피며 영혜는 말했다.
ㅤ밥 같은 거 안 먹어도 돼. 살 수 있어. 햇빛만 있으면.
ㅤ그게 무슨 소리야. 네가 정말 나무라도 되었다고 생각하는 거야? 식물이 어떻게 말을 하니. 어떻게 생각을 해.
ㅤ영혜는 눈을 빛냈다. 불가사의한 미소가 영혜의 얼굴을 환하게 밝혔다.
ㅤ언니 말이 맞아······ 이제 곧, 말도 생각도 모두 사라질 거야. 금방이야.
ㅤ영혜는 큭큭, 웃음을 터뜨리고는 숨을 몰아쉬었다.
ㅤ정말 금방이야. 조금만 기다려, 언니.

p.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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