ㅤ그가 처제를 달리 생각하게 된 것은 분명히 아내에게서 몽고반점에 대한 말을 들은 다음이었다. 그러니까, 그전에 그는 조금도 처제에게 딴마음을 품은 적이 없었다. 처제가 그의 집에 있는 동안 보였던 행동들을 기억할 때 그의 몸에서 치밀어오르는 관능은 추체험에 불과한 것이었다. 베란다에서 손을 활짝 벌려 그림자를 만드는 그녀의 넋잃은 모습, 그의 아들을 씻길 때 헐렁한 트레이닝복 바지 아래로 드러나던 흰 발목, 방심한 자세로 비스듬히 앉아 텔레비전을 보던 모습, 방심한 자세로 비스듬히 앉아 텔레비전을 보던 모습, 반쯤 벌린 다리, 흐트러진 머리칼을 기억할 때마다 그의 몸은 뜨거워졌다. 그 모든 기억 위로 푸른빛 몽고반점이 찍혀 있었다. 퇴화된, 모든 사람에게서 사라진, 오로지 어린아이들의 엉덩이와 등만을 덮고 있는 반점. 오래전 갓난 아들의 엉덩이를 처음 만지며 느꼈던 말랑말랑한 감촉과 희열과 겹쳐져, 그녀의 한번도 보지 못한 엉덩이는 그의 내면에서 투명한 빛을 발했다.
ㅤ이제는, 그녀가 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것—곡식과 나물과 날야채만 먹는다는 것마저 그 푸른 꽃잎 같은 반점의 이미지와 떼어놓을 수 없을 만큼 어울리게 느껴졌으며, 그녀의 동맥에서 넘쳐나온 피가 그의 흰 셔츠를 흠뻑 적시고 꾸덕꾸덕 짙은 팥죽색으로 굳게 했다는 것은 그의 운명에 대한 해독할 수 없는, 충격적인 암시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p.124-125
문학/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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