ㅤ내내 덮어쓰고 있던 재키 후드를 벗고 해진을 마주 봤다. 녀석의 눈이 노을 속에서 배시시 웃고 있었다. 나는 그 미소가 나를 위한 선물이었다고 생각한다. 어머니가 하염없는 두려움을 내 핏속에 쏟아넣는 사람이라면, 해진은 내 심장에 노을 같은 온기를 불어넣는 사람이었다. 언제나 네 편이라고 말해주는 존재였다. 참담하고 추웠던 그날에 그랬듯이, 이번에도 그러리라 믿고 싶었다. 아니, 그렇게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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