ㅤ「사람이 정을 붙이지 않고는 살 수 없다는 것은 참 이상한 현상이야······ 그건······ 마치 우리의 정신이 쉴새없이 그런 감정을 분비해 내는 것 같아」
ㅤ「너도 그렇게 생각하니?」
ㅤ「······위에서 소화액이 나오는 것처럼 말이야」
ㅤ「그런 것 같아?」
ㅤ「그래. 그건 잘못 잠긴 수도꼭지 같아. 그러면 물방울들이 아무것에나 마구 떨어지지만, 그걸 멈추게 할 수는 없거든」
ㅤ「왜?」
ㅤ「나도 잘 모르겠지만······ 컵에 물이 가득 차면, 넘치는 법이니까
ㅤ「네 여자동료를 생각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구나」
ㅤ「하지만 그럴 수가 없어······ 난 그녀의 것이라면 무엇이든 애착이 가거든」
ㅤ「그게 뭔지 조금 말해 봐」
ㅤ「뭐라고 말할까······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녀를 꼭 안아 볼 수만 있다면. 단지 잠시만이라도」
ㅤ「그런 날이 올 거야」
ㅤ「그런데 가끔은 그런 날이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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