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소설

이도우,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연정 2021. 8. 19. 05:18

ㅤ"사랑한다면서, 기껏 여기까지예요? 내가 한 번 흔들렸다고 그렇게 쉽게 도망치나? 고백을 하면, 그저 사랑이란게 무난히 찾아올 줄 알았어요? 파도 하나 없이 평탄할 줄 알았냐고."
ㅤ진솔의 표정도 굳어버렸다. 건은 그동안 참고 있었던 감정이 치밀어 오른 듯 표정도 음성도 뜨거워졌다.
ㅤ"내가 잘못했다는 건 나도 알아요. 하지만 최소한 기회는 줘야 할 거 아냐. 이대로  이런 식으로 당신하고 끝내고 싶진 않다고!"
ㅤ"어떤 기회를 얼마나요. 그건 나더러 더 기다려달라,  더 당신을 바라봐달라는 말 아닌가요? 내가 왜 그래야 되는데요."
ㅤ"그렇다면 애초에 날 사랑한다고 얘기하지 말았어야지. 당신의 그 정도로는, 사랑도 뭣도 아니니까."

p.395-3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