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소설
허유진, 열정은 수난이다
연정
2021. 8. 9. 03:07
그녀가 세계 저편으로 잠시 사라져버렸을 때, 그녀의 껍데기를 붙든 채 그녀의 정지된 의식을 지켜보았다는 죄로 나는 여기에 있다. 세계의 뒷면을 보고 들은 충격은 온전히 나만의 것. 타인에게 일정량 이상의 열기를 뿜었던 죄로 나는 그녀도 기억하지 못하는 그녀를 내 시간의 파편으로 간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