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되면 그토록 명백하고 그토록 정복하기 어려운 부조리는 한 인간의 삶 속으로 되돌아와 그의 고향을 되찾는다. 이때 역시 정신은 명석한 정신의 노력이라는 삭막하고 메마른 길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 길은 이제 일상생활 속으로 접어든다. 그 길은 이름 없는 ‘세인(世⼈)’의 세계와 합류하지만 인간은 이제부터 그의 반항과 통찰력을 간직한 채 그 곳으로 되돌아간다. 그는 희망을 갖지 않는 법을 배운 것이다. 현재라는 이름의 지옥, 이것은 마침내 그의 왕국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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